석양(夕陽)


글/이재부



 

이별이 서러워 우는 사람아
혹여
정 깊은 사랑이거든
안녕! 이라고 말하지 말게
우리도
서산마루를 혼자 넘는 석양인 것을

꿈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아
혹여
돕고 살던 친구들 다 떠나도
원망의 말은 하지 마시게
우리도
말없이 사라지는 낙조인 것을


 

삶이 외로워서 늙는 사람아
혹여
그리운 사람이 손 흔들어도
사랑한다! 말하지 말게
우리도
빙그레 웃다 지는 석일(夕日)인 것을

불타는 노을을 강물에 풀어
바다로 흐르다 지는 석양아
혹여
청산도 외로와 떨고 있거든
구름 한 자락 걸쳐두시게
우리도
노을 빛 물드는 구름인 것을

 

 

석 양          

창밖엔 멀리까지 보이는 길이 있습니다

 

길은 가로수를 양 옆으로 두고 쭉 뻗어 있습니다

 

라디오에선 오래전에 듣던 흘러간 팝송이 흐르고..

 

여름날의 저녘무렵엔 어쩌다 사람들이 보입니다

 

연인들이 멀리 보여도 좋습니다

 

친구끼리 걷는 모습도 흐뭇합니다

 

지금은 연인이 한적한 길을 다정히 걸어 갑니다

 

내 눈도 그 들을 따라 갑니다

 

점점 멀어지다가 작은 점처럼 움직입니다

 

이내 시야에서 사라 집니다

 

가슴이 덜컹 내려 앉습니다

 

흐르는 음악은 더 애잔하게 흐르고

 

멍하니 바라 보는 나는 눈길을 돌리지 못합니다

 

덩그러니 보이는 빈 길의 끝에는

 

붉은 석양이 내려 앉고 있습니다 

 

                                          

'자료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경음악/부베여인  (0) 2011.10.21
아침 향기  (0) 2011.10.13
역대 퓰리처상 수상작픔들(2006년까지)  (0) 2011.10.03
일러스트 사랑  (0) 2011.09.23
행복한 새의 가족  (0) 2011.09.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