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지나가리라

슬픔도 지나가리라 / 김경훈[石香] 언젠가 오래 전 가을 눈물이 지나간 것처럼 슬픔도 그렇게 지나가리라 이별 그 것은 아픔이었다 이별 그 것은 슬픔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는가 때로 어떤 것들은 슬퍼서 아름답다는 것을 저녁 무렵이면 길게 드러눕는 노을도 지기 전에 흔들리는 저 나뭇잎도 숨어우는 바람소리도 다시 사랑이 찾아온다 하여도 처음 사랑을 만난 것처럼 황홀한 가슴은 아니리라 그 때는 환희였고 그 때는 눈 부신 기다림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알고 있다 떠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랑이 아님을 사랑이 끝나고 남는 것은 오직 미움이 아님을 낙엽 한 장에도 불쑥 불쑥 묻어나는 그 때 그 얼굴 그 시간들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들이니 아직 사랑을 가지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사랑을 잃어 버리고 우는 사람아 울지마라 아파하지 마라 참혹한 바람도 시간이 흐르면 지나가듯이 슬픔도 언젠가는 기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조용히 그대 곁을 지나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