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연습
갈무리1
2015. 6. 5. 13:39
매화 시 모음
돌매화나무처럼 원재훈
나의 사랑은 그러고 싶다 돌에서 피는 나무처럼 단단하고 싶다 들꽃보다 작은 그리움의 키를 낮추고 사람 하나를 사랑한다는 일이 높은 산에 저 스스로 씨 뿌리고 저 스스로 자랄 만큼만 자라는 그런 그리움이고 싶다
돌에서 피는 사랑이고 싶다 하얀 마음 붉은 마음 돌 속에 스며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런 돌매화나무처럼 손톱만한 키로 자라 한라산 백록담의 높이로 있는 그런 사랑이고 싶다
매화 박정만
매화는 다른 봄꽃처럼 성급히 서둘지 않습니다 그 몸가짐이 어느댁 규수처럼 아주 신중합니다 햇볕을 가장 많이 받은 가지 쪽에서부터 한 송이가 문득 피어나면 잇따라 두 송이, 세송이.. 다섯 송이, 열 송이 .. 이렇게 꽃차례 서듯이 무수한 꽃숭어리들이 수런수런 열립니다 이때 비로소 봄기운도 차고 넘치고, 먼 산자락 뻐꾹새 울음소리도 풀빛을 물고 와서 앉습니다 먼 산자락 밑의 풀빛을 물고 와서 매화꽃 속에 앉아 서러운 한나절을 울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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