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방

봄 향기속에

갈무리1 2013. 4. 5. 06:52

             


 

 봄비 - 김태인  
 
창가에 서서 
내리는 봄비를 바라봅니다 
차박차박 조용히 다가와 
살며시 가슴에 걸어듭니다 
 
봄비에 소름 돋습니다 
지나온 날들 때문입니다 
봄비에 떨고 있습니다 
다가올 날들 때문입니다 
 
봄비는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스며올 뿐이었습니다 
봄비는 어떤 눈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적셔줄 뿐이었습니다 
촉촉이 내 가슴을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봄 편지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